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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속으로] 18.2.10~18.2.11 일정으로 임신 8개월의 아내와 함께한 평창올림픽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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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속으로] 18.2.10~18.2.11 일정으로 임신 8개월의 아내와 함께한 평창올림픽

라곰박사 2019. 5. 26.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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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1년하고도 3개월이 넘게 흘렀네요..

저는 임신 8개월인 아내와 작년 2/10~11일(1박2일)일정으로 평창 동계올림픽 경기 관람을 갔었습니다.

작년 5월초에 세상에 나온 아들에게 올림픽 정신과 현장에서 느껴지는 뜨거운 열정을 뱃속 애기에게 전해주고 싶었기 때문이였죠.

그래서 첫날 일찍 출발하여 오전 스노보드 남자 슬로프스타일 경기를 보러 휘닉스 스노 경기장에 갔었어요. 일반 관객 주차장은 차로 10여분 거리에 떨어져 있었고 셔틀버스로 경기장까지 운행중이였는데 크게 불편한 점은 없었습니다.

다만 티켓팅을 하고 경기 관람하러 관람석까지 이동하는데 계단이 많아 노약자랑 임산부, 장애인 등 신체적 약자에 속하는 사람들은 관람석까지 가는 길이 좀 힘들다고 보여졌습니다.

여자저차 태어나서 처음 보는 스노보드 경기를 재미있게 관람했고 중간중간 휴게실에 들러서 강추위 속에 몸을 따뜻하게 녹였습니다.

여기서 크게 불편했던 점은 매점이 턱없이 부족하여 생수 한병을 살려고 해도 30여분 이상 줄을 서야 했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 뿐만 아니라 외국인들도 추위에 떨며 상당히 짜증을 느껴야 했습니다.

매점수를 크게 늘려야 하지 않을까 싶었고 아시안게임도 아닌 올림픽인데 이렇게 준비가 허술할수 있을까 싶었죠.. 하지만 이것 앞으로 펼쳐질 불편함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였습니다.

이렇게 스노보드경기를 보고 쇼트트랙 경기를 보러 강릉으로 향했습니다.

시간적 여유가 있어서 강릉 시내에 있는 중앙시장에 들려서 국밥 한그릇을 먹고 길거리 음식을 먹으며 좋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리고 쇼트트랙 경기를 보러 북강릉 주차장으로 향했습니다.

이날 저녁 쇼트트랙 뿐만 아니라 스피드스케이팅, 컬링, 아이스하키 단일팀 경기 등 우리나라 선수들 경기가 있어서 강릉 올림픽파크로 가는 셔틀버스 버스정류장에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셔틀버스가 바로바로 태우고 가는 덕분에 10여분의 기다림 끝에 바로 탑승하여 경기장까지 갈수 있었습니다.

북강릉 주차장에서 쇼트트랙 경기가 있는 아이스아레나까지 7km정도 떨어져 있습니다. 당시 교통상황으로 20분정도 걸린것 같습니다.

경기장에 도착하여 보안검색대를 통과하고 아이스아레나로 향했습니다. 경기시작 15분 전이였는데 줄이 상당히 길었습니다.

처음엔 10여분 정도 기다리다가 장애인, 임산부, 노약자는 줄을 안서고 들어갈수 있다는걸 알게되어 임산부인 아내를 데리고 바로 들어갈수 있었죠.

처음엔 10여분 정도 기다리다가 장애인, 임산부, 노약자는 줄을 안서고 들어갈수 있다는걸 알게되어 임산부인 아내를 데리고 바로 들어갈수 있었죠. 이런 배려는 좋았습니다. 경기시작전에 사진도 찍고 올림픽 분위기를 만킥했죠ㅎ

그렇게 경기시작전 도착하여 쇼트트랙 경기를 관람했습니다. 이날 금메달을 땄을뿐 아니라 쇼트트랙 경기를 보러온 문재인 대통령과 미국 펜스 부통령과 북한 응원단의 응원도 볼수 있었고 저로선 흔치않은 경험을 했습니다.

하지만 경기장에 외부음식 반입이 안되어 매점에서 생수 등을 구매해야 했는데.. 남자 1,500m 예선이 끝나고 여자 500m 예선이 열리기전 쉬는 시간때 생수와 요깃거리를 사기위해 매점으로가 줄을 섰습니다.

3시간 넘게 물 없이 응원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30분이 넘게 기다려서 생수를 구매했습니다.. 매점에서 기다리는 시간동안 여자 500m 예선이 끝났습니다.. 최민정이 1위로 들어오는 모습도 볼수가 업었죠..

B석이 1장당 35만원 입니다.. 여자 500m 경기를 따로 떼어내 값어치를 계산한다면 최소 10만원 가까이 나옵니다.. 이걸 생수 한병 살려고 못봤다니.. 정말 경기장에 매점이 턱없이 적어요.. 외부음식이나 생수 등은 반입이 안되고..

 

어쩌라는 건지.. 저뿐만 아니라 매점앞에서 기다리는 수많은 관람객들도 짜증나 있기는 마찬가지 였습니다.. 열심히 봉사하는 자원봉사자들 보며 참았죠..

도대체 조직위는 뭐하는 건지.. 체계가 전혀 안잡혀 있다는게 느껴집니다..

하지만 최선을 다하여 경기를 하는 선수들을 보며 좋은 시간을 보내고 우리나라 첫 금메달을 따는 장면도 보았습니다.

 

올림픽 응원열기를 현장에서 제대로 느끼고 경기가 끝나고 메달리스트의 시상식까지 보고 셔틀버스를 타러 경기장을 빠져나왔습니다.

멘붕은 여기서부터 시작이였습니다. 이전까지의 불편함은 아무것도 아니였죠..

쇼트트랙 관람객 뿐만 아니라 컬링, 하키, 스피드스케이팅 등 관람객들까지 한꺼번에 나왔는지.. 이미 수천명 아니 만여명의 관람객들이 버스정류장 주변으로 모여들고 있었습니다.

중요한건 경기장 주변에 셔틀버스를 제외한 일반 시내버스, 택시 등은 없었습니다.. 셔틀버스도 처음엔 바로바로 안오다가 나중에는 수송능력에 한계를 보이더군요..

바람도 많이 불고 추웠고.. 무엇보다 숙소로 빨리 가야했기에 기약없는 셔틀버스 대기줄을 보며 임신한 아내를 이대로 1시간이 될지 2시간이 될지 모르는 셔틀버스 정류장에서 막연히 기다리기가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일단 시내버스나 택시라도 탈려고 내려갔죠.. 아래 이동경로와 같이 임신한 아내와 1.6km를 걸었습니다. 강풍과 임산부의 걸음걸이로 거의 1시간을 걸었어요..

평소에는 빈택시들이 많은 곳이였던 올림픽파크 입구 앞 LPG충전소..

저희처럼 셔틀버스 정류장에서 탈출(?)하여 무작정 걸어내려온 내외국인들도 멘붕온 것은 마찬가지.. 일부는 강릉역까지 걸어서 갔고 나머지도 계속 걸으며 어디론가 갔습니다.. 숙소까지 잘 갔기를 빌뿐이네요..

암튼 이때는 셔틀버스들도 올림픽파크 주변에서 정체되어 있는 상황이였고 경기가 끝난 컬링선수들도 바로 빠져나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였다고 하네요..

강릉 올림픽파크 입구<셔틀버스들이 못들어가고 정체되어 있다>

저는 임신한 아내를 데리고 더이상 앞을 향해 나아간다는건 무모하고 임산부와 뱃속 애기 건강에게도 안좋을꺼라는 판단이 서자 걸음을 멈추고 교통경찰과 자원봉사자에게 갔습니다. 교통경찰은 딱히 도움을 줄수 없다고 하였고 자원봉사자에게 도움을 청했습니다.

마침 자원봉사자 어머니가 데리러 온다고 북강릉까지 태워다 주겠다는 홍예림(?)씨라는 자원봉사자 덕분에 무사히 올림픽파크를 빠져나올수 있었습니다.

무사히 북강릉 주차장에 데려다주셨을 뿐만 아니라 강릉에서 좋은 추억 많이 만들라며 현지인 맛집 등 여러 정보들을 알려주셨는데 정말 많은 도움이 되었고 덕분에 즐거운 시간 갖았습니다. 그런 분들이 정말 올림픽 성공 개최의 1등 공신을 뿐만 아니라 강릉 홍보대사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무튼 그때는 정말 빈택시 한대 안보이는 절망감속에 1시간정도의 시간이 지옥의 하루처럼 느껴졌습니다. 일반 관람객들도 힘들지언데 노약자, 임산부, 장애인 등 신체적 약자들은 관람후 얼어죽든 말든 그냥 추위속에 방치하는 상황이였는데.. 대통령을 비롯한 VIP만 사람인건지..'정말 이게 나라냐' 할 정도로 조직위의 무능에 화가 났습니다.

대한민국 한사람으로서 외국인들에게 부끄럽기까지 할 정도로 졸속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사실에 크게 실망감을 느꼈습니다.. 그당시 유튜브를 했더라면 생생한 현장을 영상에 담아서 올렸으면 떡상 영상이 되지 않았을까 할정도로 공중파에선 보여지지 않았던 어두운 이면을 겪었습니다. 

 

하지만 저희를 북강릉 주차장까지 데려다준 자원봉사자 뿐만 아니라 거기에 같이 계시던 40대쯤 되어 보이던 남성 자원봉사자 분과 20대초중반으로 되어보이던 어린 자원봉사자들은 임산부의 건강이 걱정된다며 각자 도움을 주고자 가족들에게 도움을 청하거나 LPG 충전소에 마침 가스충전하러온 기사님에게 부탁을 하는 등 도움을 주고자 하여 오랜만에 대한민국 사회의 따뜻함을 느꼈습니다..

말그대로 자원하여 봉사하는 자원봉사자들의 따뜻한 마음씨가 마음속 깊히 느껴졌습니다.

그 외 늦은 밤 체크인을 하였는데 괜찮다며 따뜻하게 맞이하여준 팬션 사장님께도 감사드림니다.

강릉시민들의 따뜻한 마음과 친절로 인하여 그 다음날 스피드스케이팅 경기까지 무사히 즐겁게 관람할수 있었습니다.

조직위와 빙상연맹의 졸속 행정처리 등 실망감을 잊게 해줬네요.. 그당시 아내 뱃속에 있는 뉴욕이(태명)에게도 제가 만난 자원봉사자들처럼 친절하고 따듯한 마음을 갖게 해주고 싶었습니다.

암튼 그들 덕분에 평창올림픽이 성공리에 끝난게 아닌가 싶네요. 평창, 강릉시민들의 친절에도 감사를 표합니다~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

뱃속에 있던 애기가 어느새 이렇게 컸습니다ㅎㅎ 시간 참 빨리 흐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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